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교통 지옥,
바로 경부고속도로 한남~양재 구간, 그중에서도 잠원IC~한남대교 남단 상행선입니다.
평일 출근 시간, 시속 9km.
걸어가는 속도보다 느린 이 구간은 ‘마(魔)의 구간’이라 불릴 만큼 악명이 높죠.
서울시는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바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하지만 이건 단순한 교통개선이 아닌,
서울의 도시 구조를 바꾸는 대형 판짜기입니다.
과연 이 프로젝트는 서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1. ‘서울 최악의 정체 구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현재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 특히 한남대교 남단부터 양재IC까지는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소에도 지옥 같은 정체로 악명이 높습니다.
이 구간은 하루 교통량만 25만 대 이상.
특히 수도권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관문이면서 올림픽대로, 강남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엉켜 있어
차량 흐름이 매일 매일 지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지하로 묻고, 그 위에는 생활도로와 공원, 보행로 중심의 공간을 재창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즉, 교통을 ‘아래로’ 보내고, 사람을 위한 공간은 ‘위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입니다.
2. 2중 지하 구조 → 일방통행 지하도로, 왜 바뀌었을까?
초기 서울시 구상은 대심도 고속도로 + 중심도 승용차 전용도로로,
지하에 고속도로를 2단으로 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사비, 안전성, 교통접속부 정리 문제 등 여러 이유로
방식을 수정해 ‘일방향 2차선 민자 지하도로’를 동서측에 각각 배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 서측 하행선은 서초중앙로와 우면동 방향으로,
- 동측 상행선은 양재동, 강남대로를 관통해 신사역 북측으로 빠져나가는 루트입니다.
이는 단순히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것뿐 아니라,
고속도로에 의해 단절된 지역들을 다시 연결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이 됩니다.
3. 지하화 + 공원화, 서울 한복판 ‘리니어파크’가 생긴다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시한 구상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서울 리니어파크’**입니다.
지하화된 고속도로 위에 직사각형 모양의 공원과 보행로를 조성해,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형 녹지축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구상은 스페인의 마드리드 리오공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마드리드 역시 M30 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를 공원으로 꾸며 도시 재생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서울도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 서초2동, 서초4동, 반포1동처럼 경부고속도로로 동서가 끊긴 지역들을 연결하고
- 보행 중심의 도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결국,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단순히 차 막힘을 없애는 프로젝트가 아닌,
도시를 사람 중심으로 다시 짜는 시도인 셈이죠.
4. 고속터미널 재개발, 서초·반포권 대격변 예고
지하화 계획이 본격화되자, 고속터미널 부지 재개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이 서울시에 제출한 개발안에는
- 고속버스터미널 지하화
- 상부에 주상복합 및 상업시설 개발이 포함돼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 안을 검토 중이며,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할지 여부를 논의 중입니다.
GBC(삼성동) 개발처럼 민간이 개발하고, 이익의 일부를 공공기여로 환수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된 강남터미널 고가도로 철거까지 논의되며,
서초~반포 일대가 전면적인 도시재편 구간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하화와 재개발이 동시에 추진된다면,
서울 강남권의 스카이라인과 도시 기능은 몇 년 안에 완전히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5. 걸림돌은 단 하나, ‘돈’이다
이처럼 장밋빛 구상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공사비입니다.
서울시가 추산한 예산은
- 경부~올림픽 지하도로,
- 우면산터널~용산 지하도로를 포함해
약 2조 원(2022년 기준) 수준입니다.
하지만 최근 자재비, 인건비,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는 30~50% 더 오를 가능성도 큽니다.
여기에 국토부가 추진 중인 대심도 고속도로 사업비는 포함되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결국, 이 사업은
- 민간 자본 유치
- 공공기여 확보
- 교통수요 예측과 경제성 분석 등
여러 가지 복합적 검토와 협상 없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결론: 교통을 넘은 도시 리셋 프로젝트, 성공할 수 있을까?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서울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도시의 구조를 바꾸는 실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 도로를 지하로 보내고,
- 위에는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 인근 지역을 재개발해 서울의 중심축을 다시 세우는 작업.
이 모든 퍼즐이 제대로 맞춰진다면,
서울은 단순히 더 편리한 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길은 쉽지 않습니다.
서울시, 민간기업, 주민, 정부가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진짜 변화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지하화 #서울리니어파크 #서울재개발계획 #서초재개발 #고속터미널복합개발 #서울도시미래 #오세훈서울시장비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