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만의 일이 아니다
이중가격제, 외식업 전체를 바꿀 ‘불편한 혁신’
1. 치킨 한 마리에서 시작된 균열
2024년 4월 초, 자담치킨이 **배달은 2천 원 더 비싸게 파는 ‘이중가격제’**를 공식 도입했습니다.
치킨업계 최초였고, 당연히 소비자들의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쏟아졌죠.
“이제 치킨 한 마리도 어디서, 어떻게 시키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이 단순한 사실은 외식업계에 꽤나 묵직한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왜냐하면 이중가격제는 단순히 가격만 바꾸는 게 아니라,
‘외식의 유통 구조’ 자체를 다시 쓰는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2. 자영업자의 ‘마지노선’… 이중가격제는 방어전이다
외식업계,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양쪽으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 한쪽은 배달앱 수수료, 광고비, 배달 대행료
- 다른 쪽은 임대료, 인건비, 원자재 상승
예전엔 이 모든 걸 ‘장사 잘 하면 된다’로 버텼지만,
이제는 버틸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가맹점주들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진 겁니다.
이중가격제는 그래서 **가맹점주 입장에선 ‘마지막 카드’이자 ‘생존의 선택’**입니다.
“홀 손님이 와서 먹는 건 그대로, 배달은 비용이 더 드니까 그만큼 받겠다.”
이건 어쩌면 소비자에게 하는 진솔한 고백일지도 모릅니다.
3. 피자·커피·한식… 외식 전 분야로 번질 조짐
치킨으로 시작된 이중가격제 논의는 이미 다른 외식업종에서도 준비 중입니다.
- 피자 프랜차이즈 일부는 이미 지역별·플랫폼별 가격 차이를 실험 중
- 커피 브랜드는 배달 시 500~1000원씩 더 받는 방식으로 정착 중
- 한식 도시락·샐러드 브랜드들도 점차 배달 전용가격 도입 검토 중
특히 직접 배달보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이중가격 도입이 시급합니다.
소비자가 눈치 채지 못했을 뿐, 이미 암묵적 가격 차별은 진행 중인 곳도 많죠.
2025년까지 외식업 프랜차이즈 절반 이상이 이중가격제를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올 정도입니다.
4. 소비자들은 속았다고 느낄까? 공감할까?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소비자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처음에는 당연히 “왜 똑같은 걸 더 비싸게 받느냐”는 반발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설명하면 **“그럼 배달 말고 포장이나 매장 이용할게요”**라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이유를 투명하게 설명하느냐’**에 달렸습니다.
- “배달 수수료가 이렇게 들어가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올라갑니다.”
- “매장 가격은 그대로, 배달만 더 받겠습니다.”
- “자사앱은 더 저렴하게 운영합니다.”
이런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진심으로 전달된다면,
이중가격제는 반감보단 공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5. 외식업계가 바뀐다… 새로운 생존 공식 등장
과거엔 ‘맛’, ‘입지’, ‘브랜드’가 외식업의 3요소였다면,
이제는 여기에 **‘가격의 유통 구조’**가 추가됐습니다.
- 자사앱 유도 전략
- 포장·픽업 할인 시스템
- 배달 전용 가격 정책
- 매장 방문 고객 우대 프로모션
모두가 ‘배달앱 시대’에 너무 익숙해졌지만,
지금은 그 구조에 메여 있는 가맹점주들을 해방시키려는 시도가 시작된 겁니다.
이중가격제는 불편하지만,
어쩌면 ‘정가제의 탈을 쓴 비정상의 시대’를 바로잡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마무리 – 이중가격제,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중가격제는 외식업계의 숨겨진 비용을 소비자 앞에 꺼내놓은 사건입니다.
이제는 숨기지 않고 말합니다.
“배달은 더 힘들고, 그래서 더 비쌉니다.”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다면,
외식업은 더 건강한 생태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치킨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 외식업 전반을 바꿀 겁니다.
지금은 모두가 적응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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