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의 재점화: 왜 지금 또 최고금리인가
2022년 대선 1호 공약으로 떠오른 **‘법정 최고금리 10%대 인하’**가
민주당 대선 경선기구 ‘성장과 통합’ 출범과 함께 다시금 화두에 올랐습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소액 생계비 대출의 연 16% 금리마저 견디기 어렵다”며
최고금리 상한을 크게 낮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국회에는 서영교·정동영·김병욱 의원 등 다수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 서영교 안: 대부업·이자제한법을 고쳐 최고금리 연 15%로 인하
– 정동영 안: 카드·캐피털 등 여전업권의 최고금리도 함께 낮추는 초강수
하지만 반대 여론도 높아, ‘또 하나의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금융 소외를 부추기는 역풍 없는 방안이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2. 고금리 서민 금융의 민낯: 체감과 통계가 말해준다
한국금융소비자연맹 자료에 따르면,
– 18개 전업 카드사의 단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18.1%(2023년 8월 기준)
– 저축은행·캐피털사의 중금리 대출도 **15~20%**를 오가며
서민금융의 대명사처럼 기능하고 있습니다.
실제 월 50만 원을 빌릴 때,
– 연 20%: 약 60만 원의 이자를 내야 하고
– 연 10%: 약 55만 원 선으로 줄어듭니다.
비록 5만 원 절약처럼 보이나,
– 생활자금 대출 규모(수백~수천만 원)로 확장되면
– 매달 수십만 원, 연간 수백만 원 이자 경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저신용자는
– 금리가 조금만 떨어져도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고
– 불법 사금융 이용으로 이어지는 ‘금융 그늘’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3. 해외 사례 비교: 일본·미국·유럽의 최고금리 상한
일본
– 개인 사금융 금리 상한은 **20%**로 비교적 높지만,
- **지방 금융(사무용 소액대출)**은 **年1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
– 일본 식료품점 대출 등 전통적 소액대출은 주로 신용조합·우체국에서 운영
미국
– 연방 차원의 최고금리 제한은 없고,
– **각 주(state)**가 상한을 정하도록 위임
– 뉴욕주는 연 25~36%, 텍사스는 18%, 캘리포니아는 40%(단기대출 한정) 등
– 불법 고금리 사채 문제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소비자 보호 법안이 존재
유럽
– 영국·프랑스 등 주요국은 소액·급전 대출에
- 연 **100%**가 넘는 고금리도 허용하되,
- 실제 연환산금리(EAR) 공시와 소비자 보호 규정을 통해
과도한 이자 부과를 통제
이처럼 금리 상한제는
– 단순 수치 인하가 아닌
– 금융 생태계, 규제 기술, 소비자 보호 조치와 결합해 설계돼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4. 인하의 효과와 리스크: 수요·공급 측면
효과
- 체감 이자 부담↓
– 매년 수조 원대 서민 이자 비용 절감 - 소비심리 개선
– 생활 안정감 증대, 내수 촉진 - 합법 금융 이용 촉진
– 일정 신용구간 이하 대출 문턱 완화 장치 병행 시
리스크
- 제도권 대출 축소
– 여전사·저축은행이 저신용자 대출 중단 - 불법 사금융 이용 증가
– ‘고금리 대안’으로 사채 시장 확대 - 영세업체 경영 악화
– 소액대출 비중이 높은 대부업체 생존 위기
따라서 단순한 금리 인하는
– **수요 측(금융소비자)**과
– 공급 측(금융회사) 모두의 적정 균형 아래 실행돼야 합니다.
5. 완성도 높은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
- 지원금융·보조체계 구축
- 정부·지자체 주도의 중금리 대출 보조
- 이자 차액 보전 펀드 조성
- 시장연동형 금리 상한제
- 기준금리·신용등급별 가산금리 연동
- 자동 조정 메커니즘 도입
- 투명 공시·금융 교육 강화
- APR(연환산금리) 모든 대출상품 의무공시
- 금융소비자 디지털 교육 플랫폼 확산
- 불법 사금융 단속·치료적 규제
- 핀테크 안전망 구축
-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률 구조 지원 강화
- 소비자·금융업계·학계 협의체
- 금리 상한 인하 후속 모니터링
- 조정·개선을 위한 정례 협의체 운영
마무리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단순히 숫자를 낮추는 일이 아닙니다.
**서민 금융 복지와 제도권 금융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지켜내는 ‘정교한 설계’**가 관건입니다.
이제는 ‘성장과 통합’ 기구의 이름처럼,
— 금융 성장과 사회 통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통합적, 체계적 정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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